운주마을 부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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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부터 우리는 운주마을의 450년 된 당산나무 아래서 부용산이 그러했듯이 그 기억을 표현할 방도를 찾느라 동분서주 했다. 그냥 밥 먹고, 떡 먹고, 술 마시는 문화제가 아닌 겁나게 다른 어떤 것을 맹그라 보고 싶었는가? 고령화로 지난 100여년의 스토리마저 구비전승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든 지금 역사에 대한 기억의 방식을 암중모색 한 것인지도 모른다.

판화가 박홍규 씨가 독립운동가들인 운주마을의 최두용ㆍ고삼현 선생, 어서마을의 문병곤 선생, 접정마을의 유재성 선생의 생애를 작품으로 형상화 했다. 변대섭 작가는 부용산을 마주보는 위치에 <새야 새야 파랑새야>라는 작품을 설치했다. 가수 해와 씨는 <구름이 노는 마을>, <부용사>를 직접 만들어 처음으로 불렀다.

또 인암마을의 정종숙 어르신, 운주마을의 고재현ㆍ이용수 어르신은 독립운동가들과 부용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마을에서 태어나 그 마을의 살림살이는 물론이고 각 시대의 산증인으로서 다른 세대 다른 지역의 사람들에게까지 이야기를 전달하는 자리, 그 이야기와 역사를 문화예술로 빚어내는 자리.

장소성과 슬프고 아픈 기억의 문제는 당연한 말이지만 먼저 현장에 발을 디뎌야 새 생명을 획득하는 것이다. 십시일반으로 성의를 모으고 그 현장을 살아오신 마을어르신이 이야기를 풀고 그 이야기와 공간을 예술적인 맥락에서 재해석하며 공유하는 자리 말이다.

부용산은 아주 높지도 크지도 않은 묵직한 산이다. 산의 위세는 평평한데 다부져 보인다. 운주마을의 당산나무는 부용산과 더불어 최소한 자신의 수령 450 년만큼, 임진왜란에서 동학농민혁명을 거쳐 독립운동, 이후의 현대사를 직접 혹은 풍문으로 다 듣고 봐 왔을 것이다.

운주마을문화제 현수막
운주마을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당산나무
운주마을문화제 풍경
운주마을의 역사와 부용산 호랑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고재현 이용수 어르신
‘새야 새야 파랑새야’ 설치작품을 이야기하는 변대섭 화가
노래하는 해와
변대섭 화가의 설치작품 ‘새야새야 파랑새야’
박홍규 화가가 독립지사 초상화 작업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부친인 독립지사 정종숙 선생을 이야기하는 정진수 어르신
박홍규 화가가 새긴 독립지사 최두용 선생
운주마을리플렛
운주마을리플렛
운주마을리플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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