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교도소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의 성격과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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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간 오래된 숲에서 장흥문화지소 주관으로 열려

 

지난 11월 16일(토) 오후 장흥 문화공간 오래된숲에서는 장흥문화공작소(이사장 이웅기)와 장흥문화지소(소장 문충선)가 주관한 ‘구교도소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의 성격과 방향’이라는 주제의 워크숍이 열렸다. 이날 워크숍은 예술단 ‘결’의 남도문예르네상스 찾아가는 문화마당, ‘우리마을 술술예술나드리’라는 공연행사에 이어 진행됐다.

워크숍은 두 가지 주제에 대한 발제와 토론으로 이어졌는데, 첫째, ‘장흥문화예술위원회 설치와 장흥문화재단 설립’, 둘째, ‘장흥문학관과 이청준문학관’이 그것이었다.

두 주제 모두 군 단위의 지역문화 현실에서는 여타의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비중 있고, 중요한 것이었다. 이는 그만큼 장흥지역의 문화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현실을 증명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행사를 주관한 장흥문회지소 측 취지는 지역의 문화적 현안을 여러 분야의 관계자들의 의견을 의견을 교환하고 소통하는 공론의 장을 마련하는 데 있었다.

첫 주제인 ‘장흥문화예술위원회 설치와 장흥문화재단 설립’의 첫 발제자로 나선 이는 김상찬(사단법인 한들문화 이사장)이었다. 그는 구교도소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이 논의되기 시작할 무렵 이를 수임할 운영단체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들문화’를 창립했다고 한다. 또 그 공간의 활용방안으로 주요시설계획안과 임대전시관, 체험시설, 전시판매장, 식당운영, 농장 운영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강진문화관광재단을 사례로 들어, 장흥문화예술위원회는 ‘장흥군에서 계획하고 시행하는 모든 문화관광, 예술에 관련되는 사업계획과 예산의 심의 등에 참여하고’, 문화재단은 ‘장흥군의 관광, 예술, 향토사에 관련되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주제의 두 번째 발제자인 신호웅(천관생활문화센터 동아리연합회장)은 ‘장흥군 문화예술위원회 설치’를 다뤘다. 그는 그 설치목적으로 ‘민관거버넌스 정착으로 더욱 바람직하고 안정적인 문화예술정책 추구, 문화예술인(단체)의 권익 대변, 민간의 문화예술 정보 보편화 및 민간의 행정역량 강화’를 들었다. 나아가 그간 이 사안이 지난해 6.13지방선거 때 출마후보자들과 정책협약을 맺었으나 정종순 신임군수 재임 이후 공약사항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과정을 설명했다. 결론으로 그는 지난해 장흥 문화단체들이 5회에 걸친 정책간담회를 통해 개정한 ‘장흥군문화예술진흥에관한조례’를 적시했다. 위원회는 7-9인으로 구성하고,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민간인이 맡고, 문화원장, 군청 문화예술담당 부서장, 문화예술분야 군의원 3인은 당연직으로 하며, 나머지 위원은 군수가 임명 또는 위촉하는 것을 골자로 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첫 번째 토론자 이종욱(장흥문화공작소 이사)은 각 자치단체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운영현황을 예로 들어 장흥의 경우 인구유인 정책이 긴요하고, 문화예술인력수급의 문제가 해소되어야 하며, 지역과 국내외 작가의 창작공간 제공,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대비 문화예술 정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두 번째 토론자 안치선(예술단 ‘결’ 상임연출)은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을 예로 들어 경제적 가치를 창조해가는 사업이 장흥에서 가능한지 물음을 던지는 한편, 유능한 인재의 초빙으로 전문성 확보를 관건으로 들었다. 세 번째 토론자 위종만(장흥문화원 사무국장)은 구교도소 부지활용 콘텐츠의 예로 영상기록문화관, 예술인창작촌(스튜디오), 장흥체험학습협의체 구성, 컨벤션 기능과 숙소가 동시에 있는 공간 마련, 기타-문화예술 관련 다양한 생각들(평화마을 평화저수지 관광개발, 용산 백자도요지 국가지정문화재화, 억불산 모노레일 조성)을 제시했다. 마지막 발제자 조영현(탐진문화포럼 대표)은 노령층 중심의 지역문화 현실이 지나치게 ‘가성비’가 낮다며, 젊은층의 역할이 증대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장흥문학관과 이청준문학관’이라는 두 번째 주제의 첫 발제자는 김석중(소설가, 별곡문학 회장)이었다. 그는 2015년, 이청준문학관 건립추진위원회 구성 이후의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구교도소 부지에 95억원을 들여 이청준문학관을 건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것이었고, 그러한 논의가 전임 김성 군수 재임시까지 활발하게 이뤄지다가 신임 군수 취임 이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음을 적시했다. 아울러 추진력 있는 사업 진행을 위해서는 자기희생적인 참여주체들의 활동이 긴요함을, 사업의 실행을 위해서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사소통과 논의의 활성화를 언급했다.

김선욱(시인, 장흥투데이 편집인)은 기왕에 추진하고 있는 구교도소 안에 이청준문학관을 우선 추진하고 2차적으로 이곳 일대를 장흥문학테마파크로 조성하면서 이 공간 안에 이청준문학관에 이어 송기숙, 한승원 등의 문학관도 들어서는 것을 제안했다.

마지막 발제자 김현주(소설가)는 ‘복합문학공간으로서의 장흥문학관과 이청준문학관’을 제언했다. 그는 열린 의미의 문학관을 강조하고, 지역민들의 접근성과 동참, 지역민들에게 보탬이 되는 문학관을 제시했다. 또 그 운영방안의 하나로 문인단체 등 전문가 위탁운영, 학예연구사 배치, 문화예술인과 주민참여 등을 제시했다. 이어 이청준문학의 콘텐츠화를 위한 방안과 인근 지역문학관들을 예로 들어 그 장단점을 비교하고, 장흥 출신 시인들의 시문학에 대한 정리 필요, 문학길 조성, 레지던스 공간 조성, 작은도서관(게스트하우스)의 조성 및 운영을 언급했다.

이 주제의 토론자로 나선 윤정현(시인)은 현재의 논의가 지나치게 기술적이고 실무 중심이라며, 그 이전단계의 보다 근원적인 이청준문학관의 필요성과 효용성 등에 대해 심층적이고도 광범위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이청준이 표상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소설가라는 위상에 걸맞게 논의를 지역에 한정하지 말고 전국적이고도 세계적인 차원에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사업추진 과정에서는 전문성 있는 관련 인사들의 참여와 협력 유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두 번째 토론자 하주자(시인)는 청소년들과 문학교육을 하면서 장흥문학 콘텐츠가 아주 부족하다고 느꼈다면서 복합문화공간 ‘실내외 공간에 문학작품으로 스토리텔링을 하여 장흥문학관광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 토론자 이재연(시인)은 강원도 봉평 이효석문학관과 세익스피어의 고향 영국 스트렛포드 온 에이븐을 예로 들었다. 그는 지역에 있는 하나의 문학관이 ‘정신의 양식이 되고 삶의 태도와 가치를 수정하고 정립하는 기능과 함께 현대인의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증대되고 있는 현실’에서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격언을 들었다. 나아가 ‘지역민들에게는 정신적 유산과 정체성 형성에 근간이 될 뿐만 아니라 이를 어떻게 장흥이라는 지역 브렌드 가치를 높이는 데에 활용해야 할지 모두, 충분히 고민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워크숍이 끝난 뒤에는 형식에서 벗어난 대화들이 오갔다. 그동안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끼리도 활발한 의사소통이 부족했었다는 점을 서로 중요하게 공감하는 기회였다. 또한 기왕 추진해온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이청준문학관을 구교도소가 아닌 그의 고향인 회진 일대에 건립하는 것이 여러 작가들의 사례에 비춰볼 때, 더 타당하지 않느겠느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아울러 적절한 예산 편성으로 하드웨어(건축)와 영상, 미술 등 문학콘텐츠 개발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 워크숍은 전남문화관광재단(주최)와 문화체육관광부, 전라남도, 장흥군의 후원으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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