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에서 신나게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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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흥읍 성불 복흥 송산 순지에서 마을학교 열려

장흥교육희망연대에서 주관하고 장흥교육지원청에서 주최하는 마을학교가 지난 8월 초부터 장흥읍 순지, 송산, 성불, 복흥마을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마을에서 신나게 놀자⌟란 주제를 내세운 장흥교육희망연대 마을학교팀은 “마을학교는 학생들과 주민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고 표현하면서 마을공동체문화를 만들어가는 마당”이라고 말합니다.

한편 마을학교에서 주민들과 학생들이 마을탐방을 하면서 생활을 체험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들이 글과 사진, 그림과 동영상으로 표현하려고 하는데 기대에는 못 미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아래는 마을학교팀에서 영상과 사진을 담당한 이(지산)의 활동기록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성불마을 마을지도
성불마을 실개천
송산마을 오래된숲에서
순지마을 탐진강가에서
마을학교 어린이들
성불마을 길에서
복흥마을회관

“마을학교 첫 모임은 8월 13일, 성불리 마을회관에서 열었습니다. 매우 더운 날이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래도 많은 친구들이 와주었네요. 준희의 기타연주로 시작했어요. 준희의 기타소리가 들리자 모두 집중합니다. 준희는 코타로 오시로의 “황혼”을 들려주었어요.“

“동네 아주머니들이 한 마디씩 마을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아이들과 마냥 기쁘게 놀 수는 있지만 마을로 들어가 아이들과 마을 이야기를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아이들은, 벌써 연령대 별로 또는 성별대로 자기들의 무리를 만듭니다. 마음 맞는 친구 그룹들이 생겼지만 또 섞여서 어린 동생들을 돌봐주기도 하고 자기보다 나이 많은 형들을 따르기도 하며 조금 친해졌어요. 자연이라는 재료밖에 없었는데도 어울러 집니다.”

“아름다운 한옥, 오래된 숲에서 모두 모였어요. 첫 주에 왔던 친구들이 몇 명 빠지고 2주차에 새로 온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이번 주 마을학교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을 할지 어떤 그림을 그릴지. 이야기했어요.“ 

“장난꾸러기 미루는 이미 나무에 올라갔고요. 관찰력이 좋은 민식이는 나무 아래 어디선가 탈피한 매미껍질을 주워 와서 친구들에게 보여주었어요. 아이들이 도감이나 책에서 본 게 아니라 이렇게 직접 주워서 살펴볼 때 어떤 생각들을 하게 될까요? 몸으로 만지고 느끼고 직접 본다는 것은, 아마 책 10권 읽었을 때 보다 더 강렬한 기억을 남길 거예요.”

“가장 큰 형인 황식이와 준희, 민식이는 두 번 만났는데도 오랜 친구처럼 보여요. 학교에서 만나 등수를 겨루는 친구가 아니라 마을에서 만나 같이 놀고, 같이 걷고, 같이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 하는 친구가 생겼다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일 것 같아요.”

“마을학교 덕분에 아이들 구경을 한다며 어르신들이 웃으셨어요.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밌지만, 아이들은 그저 마을 골목골목을 뛰어다니는 것 자체가 그냥 즐겁습니다.” 

“오전 내내 고대하고 고대하던 순지마을에 왔습니다. 할머니들이 모여서 아이들을 기다리고 계셨어요. 아이들이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리자 아이들이 번잡을 떨고 시끄럽게 굴어도 아이들 구경 어려운 시골 동네에 귀염둥이들이 왔다며 싱글벙글 하시네요.“ 

“아니. 이 썬글라스에 빨간 티셔츠를 입으신 심상치 않으신 포스의 주인공은 누구실까요? 순지마을 이장님이십니다. 오후에 아이들과 천렵활동을 할 건데 천렵활동의 진행을 맡아주시기로 했어요. 순지마을 이장님의 포스에 아이들이 깜짝 놀랐나 봐요. 마을학교에서 한 번도 줄맞춰 서본 적 없는 녀석들이 두 줄로 얌전히 앉아 이장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물고기를 잡으러 걸어 나오는데 돌이 미끄러우니 형들이 동생들을 하나씩 맡아 돌봐주며 데리고 나옵니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자신보다 작은 아이들을 돌봐주는 방법을 알고 있네요.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벌써 마을학교 3주차입니다. 3주부터는 본격적으로 마을지도 그리기를 시작하려고 선생님들 모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마을로 직접 들어가서 어른들과 연대를 이끌어내려고 했던 바람은 매번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일임을 깨닫습니다. 어르신들은 아이들을 만난 지 오래되어 이야기하는 방법을 잊으셨고 아이들도 어르신들의 말투를 알아듣지 못합니다.” 

“산들이의 천진한 그림을 보고 모두 감탄했어요. 햇님은 쥬스를 마시고 있고 사과나무에 사과가 주렁주렁 달렸어요. 눈코입이 있는 살구색 구름도 그렸구요. 유진이는 나무와 나비를 그리고 있고요. 재원이는 산을 그리고 있어요. 유미는 공주가 살고 있을 듯싶은 성을 그리고 있어요.” 

“발로 그리는 지도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은 길에서 어떤 것을 만나고 어떤 것을 기억하여 그리게 될까요. 우리는 마을입구의 논들을 보았구요. 소가 먹을 짚을 싸놓은 창고도 보았어요. 콩밭도 구경했고요. 소가 있는 우사도 들어가 보았습니다. 소야 안녕? 하고 인사도 나누었어요. 김신 선생님께서 소가 눈 똥을 논에도 넣고 밭에도 넣는다고 알려주니 산들이는 깜짝 놀랐어요. 소가 눈 똥을 먹고 자란 걸 우리가 먹는다고요? 우리가 소똥을 먹는단 말이에요?”

“주실이는 마을길에서 만난 표지판을 그리고 있고요. 이건 시원이가 그린 표지판이에요. 지도 가운데 길을 유미가 그려주었어요. 마을을 걸으면서 만났던 것들을 하나하나 그려봅니다. 서윤이는 나비를 많이 그렸어요. 길에서는 만나지 못했지만 서윤이 마음에 이렇게 알록달록한 나비가 많이 날고 있었나 봐요.”

“아이들과 함께 마을지도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성불마을지도 그리기 마을학교를 끝냅니다. 늘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마을학교의 일들이 지나가서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또, 예측할 수 없이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냈지요. 너무 불안해하지 않고, 너무 잘하려고 하지 않고 그냥 아이들과 이 오랜 마을길. 들길을 걷고 이야기를 나누고 기억하는 것으로도 기뻐해야지, 돌아오면서 생각했지요.“ 

한편 마을학교는 이후에도 복흥(9월 10일) 송산(9월 24일) 순지(10월 1일)마을에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구성 문충선 사진 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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