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문화공간 ‘가야금 연구소 에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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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향 장흥에는 탐진강 줄기 따라 12.5km에 이르는 에움길이 있다. 에움길은 조선 시대 선비들이 모여 글공부하다 머리를 식히며 거닐던 소요(逍遙)의 길이었고 사색의 길이었으며, 서민들의 애환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또한 석학이나 충절로 죽은 사람을 제시하던 서원과 동학혁명 당시 순절한 관군들의 사당을 살피며 시대의 흐름을 이야기할 수 있는 담소의 산책길이기도 하다. 탐진강변에 연이어진 에움길은 개발되지 않은 생태 그대로의 습지가 잘 보존되어 있어 사시사철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다양한 야생동물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하늘에서 바라 본 에움과 가을 감성 자극 공연

그 곳, 에움길의 중심에 자리 잡은 가야금 연구소 ‘에움‘

가야금 연구소 ‘에움’은 국악의 맥을 이어갈 예술인 또는 국악 영재를 발굴ㆍ지원하고 장흥 지역민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며 장흥의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자 2018년 설립된 장흥 최초의 국악 연구소이다.

가야금 연주자이며 가야금 연구소 ‘에움’을 운영하는 서혜린 대표는 현재 장흥의 다양한 예술 문화 현장에서 가야금 연주 등의 무대공연으로 전통 국악의 부흥과 장흥문화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더불어 장흥 지역민과의 문화적 교류를 위해 다양한 테마의 공연을 기획하고 이끌고 있다.

그 실마리는 ‘다도(茶道)’라는 테마로 기획된 2018년 12월의 가야금 연구소 에움의 첫 번째 발표회라 할 수 있다. 가야금을 배우고자 하는 수강생의 덜 익은 듯한 수줍은 가야금 연주와 더불어 서혜린 대표의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와 다도(茶道) 아티스트 박인옥 여사의 ‘말차’ 시연 콜라보 공연은 관람한 많은 분들의 오감을 자극함에 충분했다.

2019년 3월! 장흥 에움길에 펼쳐진 흩날리는 벚꽃의 아름다움을 알리면서 장흥 지역민과 문화적 공감을 나누고자 기획한 제 1회 ‘쉼, 피는 꽃삼월’ 문화 행사는 정종순 장흥군수를 비롯 많은 분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으며 또한 공연 이후 많은 찬사를 이끌어 냈다.

앞서도 이야기했듯 습지가 보존된 아름다운 곳 장흥 에움길은 많은 사진작가들이 우연히 들렀다가 매료되는 곳이다. 이렇듯 에움길 본연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살려낸 공연이 바로 2019년 10월의 문화가 있는 날 ‘공간에서 공감하다’이다. 무대가 아닌 에움길 위에서 펼쳐진 예술단 ‘결‘ 신미경 단장의 그림 같은 ‘흥춤’을 누가 상상했을까!

더불어, 전남의 대표 퓨전 국악 그룹인 ‘노라’의 시원시원한 소리 마당에 참석하신 많은 분들과 어르신들은 자연스럽게 각자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을 표출할 수 있었다.

이렇듯 가야금 연구소 ‘에움’의 서혜린 대표는 한 번의 공연에 많은 의미와 신선한 도전, 그리고 색다른 기획력을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예가 2019년 12월에 열린 제 2회 가야금 연구소 ‘에움’의 두 번째 정기 발표회 ‘가야금 산조 이야기’이다.

2019년은 가야금 산조의 창시자인 김창조 선생이 소천하신지 100년이 되는 해!

김창조 선생은 영암에서 태어났지만 외가가 장흥이며 그의 애제자 중 최옥삼은 장흥 건산리가 고향이다. 최옥삼 선생은 가난한 소작농의 셋째 아들로 여덟살 때 처음으로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농사일에 단련이 되어 큰 손으로 투박하게 하는 가야금 연주를 상상할 수 있겠으나 “음악 작품은 민중들이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작곡되어야 하고 그들의 생활에 힘을 줄 수 있도록 창작되어야 한다.”라는 가치관과 함께 민요를 중심으로 농민의 사상과 감정을 진심으로 표현했다. 또한 “나라가 있고서야 음악도 있다”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최옥삼 선생은 진보적이면서 인간적인 내용과 강한 민족정신이 담겨 있는 장흥의 역사적 인물이었던 것이다.

가야금 연주하는 서혜린

가야금 연구소 ‘에움’의 서혜린 대표는 자칫 자신에게 위험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전무후무하면서 다른 색체의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와 최옥삼류 가야금 산조를 하나의 무대에서 선보인 것이다.

그 이유와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공명(共鳴)이었다. 다르지만 하나임을 보여줌으로서 장흥 지역민에게 문화적 공감대와 자긍심을 심어주고 싶었던 것이다.

가야금 연구소 ‘에움’은 늘 고뇌하며 새로움을 추구하고 도전하며 기획하고 있다.

가까운 10년 후 장흥을 넘어 대한민국 문화예술발전에 가야금 연구소 ‘에움’은

어떤 기여를 하고 있을까? 행복한 기대와 상상이다.

무대에서 서기영
에움 음악회를 즐기는 장흥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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